Recent report: on marriage

2월 19일 자정
어릴 적, 아빠가 엄마 일터로 아빠가 꽃을 보냈을 때부터 나는 결혼이 좋았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결혼은 내게 '꿈'이었다. 정기적인 연애도, 잦은 소개팅도 않던 나에게 결혼은 정말 말 그대로 꿈같은 그런 것이었다. 

모든 게 내 중심으로 편안하게 길들여질 나이가 되었을 즈음, 나는 어떤 연애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친구와 연인의 사이에서 어색하고 불편하기도 했지만 어떤 모호한, 알 수 없는 감정이 싫지 않았다. 몇 달 후에는 좋아한다와 사랑한다의 경계에서 헤매며 울기도 했는데 일 년 후에는 제법 사랑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일 년이 훌쩍 넘은 어느 봄날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내 꿈이 너로 인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구체적인 생각. 그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았던 어릴적 꿈. 이해타산과 사회적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어릴적 꿈이 이루어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게 나의 적극적인 노력과 관계 없을 때의 확률은 얼마나 더 낮아질까? 

남들이 하는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울타리를 나도 기꺼이 세우게 되었다. 물론 많은 게 무섭기도 하고 자신이 없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아마도 연애를 할 때보다 많이 싸울지도 모르고 현실 안에서 녹아버린 솜사탕처럼 단냄새만 남아 끈적끈적 불쾌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행복하고 기대가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남들과 같은 부부이면서도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도하게 꾸며진 것들을 불편해하고, 자연스럽고 편안한 걸 좋아하는 중에서도 나름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이것이 적어도 내가 찾아낸 나와 그의 접점이자 삶의 태도인데 이는 우리의 '가정'이 지향하는 기본이 되어 우리만의 아름다움을 가시적으로 형상화할 것이기 때문이다.(기본적인 철학의 중요성은 열 번 강조해도 모자란다)아직은 내 바람일 뿐이지만 말이다.

오늘 나의 남편이 된 남자가 나에게 물었다. "결혼하고 싶어 했었어?"라고. 나는 대수롭지 않게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고, 엄마아빠가 좋아 보이면 그랬다고 이야기 했다. 그런데 숨소리를 내며 잠든 그의 옆에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대답으로는 부족하다. 이전에는 디즈니 동화의 해피엔딩마냥, 꽃을 선물 받고 찍은 사진 속 엄마의 미소를 떠올리며 결혼을 하고 싶어 했을 뿐이지만 '그대'와는 결혼을 해 같이 살고 '가정'을 만드는 보수적이지만 또 새롭기도 한 것을 하고 싶었다고. 뜨겁게 연애만 하기에는 뭔가 빠진 것 같았다고 말이다.

행복의 층위는 매우 다채롭고 그 폭 또한 매우 넓다. 그 깊이와 경계가 어디까지 인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느끼는 행복은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범위에 속한다. 그냥 행복하다고 말하면 될 것을 괜한 소리를 해대는 거 같기도 하지만 말이다.

by veryjoo | 2014/03/18 13:52 | Around myself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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