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異性을 비난하는 글'들을 보며

예쁜 여자만 좋아하는 남자 Vs. 돈만 밝히는 여자, 군인에 대해서 욕하는 여자, 이기적인 여자 ......

요즘 SNS에 떠돌아다니는 한국의 남성 또는 여성을 비판+비난하는 글들이 너무 많다. 마치 이런 글을 생산해내는 화수분이라도 있는 것처럼 끝없이 쏟아져 나온다. 이런 글을 보고 공감을 했던 때가 언제였던가 까마득하고 이제 유머로 받아들이려 해도 웃기지도 않는다. 내가 아닌 타인, 특히 이성이라는 익명의 다수를 두들겨 패는 것이 한국 사회의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 트랜드 인가 싶을 정도로 마녀사냥식의 비난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

어차피 우리나라 남성과 여성은 같은 사회적 맥락 안에 있다. 남자가 예쁘고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것도, 여자가 명품백 타령을 하는 것도 모두 같은 전통, 사회, 시대를 살며 교육받은 결과이다. 물론 이러한 못된 면들은 학교에서 배운 것은 아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어떤 특정 가치들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동안 부스럼처럼 함께 나타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우리는 서로의 호감을 사기 위해 변화했고, 서로의 부족한 면을 채우려고 노력해왔다. 남자는 예쁘게 돈이 발린 텔레비전에나 나올 법한 방부제녀를 원했고 여자는 이십 대에 외제차를 모는 남성을 원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기형적으로 변화해 버렸다. 이것은(헤테로섹슈얼이 무조건 맞다 틀리다의 문제를 떠나서) 이성애가 주류가 되는 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거기에다가 우리나라는 가부장주의적인 사고를 기본으로 정치적으로 비정상적인 체제인 상황이다. 여러 맥락이 꼬였다는 이야기.

한국 남녀의 기형적인 변화상을 좀 더 살펴보자. 서구화된 사람들의 생각이나 삶의 방식은 여성을 전통적인 맥락과 독립적인 여성이라는 새로운 맥락(근대 이후 서구적 여성관)에 필요에 따라 위치시킨다. 쉽게 말하자면, 여자는 요리를 잘하고 (마른 것에 가깝게)날씬해야 허는 동시에 가슴도 커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한다.(여기서 상대 남자보다 조금 덜 벌면 좋다)  물론 남성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가부장전통에서 남성의 역할을 강조하며 변화한 시대상에 따라 그들에게도 '미모''다정함''섬세함'등의 덕목이 요구된다. 딱 드라마에 나오는 실장님을 생각하면 굿. 여자는 카드를 들고 성형외과와 백화점을 들락거려야 하고 남자는 재벌2, 3세를 노리고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 그러니까 한국 사회의 남성이고 여성이고 무척 피곤한 상태라는 것이다. 우리들은 상황에 따라서 생물학적으로는 하나의 성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사회적으로 여성과 남성을 가로지르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극단의 피로는 결국 이성에 대한 비난을 쏟아낸 것 같다. 마치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너희는 도대체 뭘 하느냐"라는 식으로...
어느 사회나 장단점이 있다. 그리고 한국의 남녀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남자는 또는 여자는 이래서 참 좋다는 점도 있을 것이고 단점도 있을 것이다. 교과서처럼 뻔한 말이지만 우리는 그 단점이라는 것에 대해서 비난하고 희화화시키기보다는 좀 더 차분하게 비판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비판의 화살은 이성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공유하는 사회적인 무언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어차피 상호보완적인 관계에서 서로 행복하게 살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래, 아마도 우리는 행복해지는 첫걸음으로 유치하지만 서로에 대한 불만처럼 이 사회에 대한 속내를 쏟아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by veryjoo | 2013/05/15 16:27 | On Everything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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