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 관한 이야기, 또는 그렇지 않은 이야기_3

9. TIMF, 한국의 작곡가들:아방가르드(또는 아방가르드 풍의 콘템포러리) 음악을 보고 듣는 내내 아무래도 내 머릿속에는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이 자꾸 떠올랐다. 새로운 사조, 개념의 지향과 이와 
달라도 너무 다른 우리의 도구. 그리고 사대주의적 가치판단과 민족주의적 몸짓들... 이 복잡미묘한 것이 여기 이 무대에 음악으로 재현된 것처럼 느껴졌다. 이번 공연은 김정길 곡을 중심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윤이상의 여러 곡을 함께 생각해보긴 어렵지만, 윤이상의 곡은 역시 민족색채가 강했다. 김정길 곡은 좀 더 우아하고 모던하게 서양의 전통을 파괴했고 우리의 전통을 이용했지만, 윤이상의 곡은 민족적인 감정에 호소하기 위해 서양의 전통을 이용한 것처럼 보였다. 물론 절대 비전공자이자 아방가르드, 콘템포러리 음악의 101도 잘 모르는 수준에서의 이야기다.

10. 익숙지 않고 청중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그리고 형식주의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의지를 자극했다는 점을 기준으로 보자면 이번 공연은 괜찮았지만, 사실 너무한다는 생각도 했다. 왜냐면 군데군데 나를 폭소하게 하는 포인트가 있었고, 작품에 대한 어떤 텍스트도 없었기 때문이다. 공연 머리에 이 공연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있었던게 전부. 그리고는 걱정되기 시작했다. 내일 볼 공연도 콘템포러린데... 실수다 실수, 클래식 하나, 아방가르드(콘템포러리)하나 이렇게 프로그램 짰어야 하는데... 

11. 숙소로 돌아오는 강구안은 조용했다. 관광객들이 쑥 빠진 거리는 지저분했고 바다는 먹물처럼 검었다. 확실히 낮과는 다른 풍경을 너와 걸었다. 돌처럼 딱딱한 내 마음은 이제 물렁물렁해졌던 게 분명하다. 손을 잡고 걷는 것이든, 서로 안고 걷는 것이든, 너와 걷는 건 참 좋았다. 주스와 음료수 몇 개를 사 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우리를 폭소하게 했던 매운라면밥(? 아마 라면 국물과 밥이 들어있는 듯..)을 소장용으로 함께 샀다. 이미 이 숙소를 마음으로 받아들였지만,,, 대충 얼굴만 씻으러 들어간 욕실에서 마음을 바꾸어 먹고 샤워를 했다. 이따가 다시 샤워하러 여기 들어오기 싫다는 그 마음 하나로. SNL 최여진 편은 기대만큼 재밌지 않았고 <리얼휴먼>이라는 영화는 나중에 처음부터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by veryjoo | 2013/03/25 17:26 | On Traveling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veryjoo.egloos.com/tb/301221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mielbebe at 2013/04/01 01:42
이렇게 통영 이야기를 더 알수 있으니 좋군. 그리 하여 다음날 공연은 어땠던가? 매운라면밥이라니. 컵라면과 햇반의 일체형 인스턴트?
Commented by veryjoo at 2013/04/01 13:34
그,,,,라면의 면은 없고 국물하고 밥만 있는 것 같았어.. 난 안 먹어봤고 로가 소장용으로 가져갔어 ㅎㅎㅎ (먹었으려나?)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